[잡담]프로레슬링의 직관 체험담, 추억

열흘 후인 1월 21일에 저도 레퍼리 중 한 명으로 참가할 프로레슬링 대회 'PWF X LAND'S END 인생공격 4' (경기도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 5층 스튜디오 B)를 앞두고 떠오른 이야기를 잡담처럼 풀어보려 합니다.



주제는 프로레슬링의 현장 관람, 즉 직관에 관한 체험담, 추억입니다.



제가 프로레슬링을 처음보기 시작한 것은 1990년이었지만, 프로레슬링을 현장에서 관전한건 2003년이 되어서였습니다.


어릴때는 국내 프로레슬링 대회가 어느정도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그곳까지 가기에 어렸고 잘 모르는 선수들만이 있다는 생각에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WWF의 팬이었기에 WWF만 TV로 보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가려하지 않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2003년이 되어서 처음 프로레슬링 현장 관람을 하게 되었는가 하면, 그 해부터 일본 프로레슬링에 푹 빠지기 시작했고, 그 당시 WWA 잠실 대회에 프로레슬링 NOAH 선수들이 참전하였기에 가입해 있던 다음 카페 '팀 노아' 멤버들과 정모로서 가보게 되었습니다.



당시 시합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NOAH의 사장겸 선수인 故 미사와 미츠하루에게 싸인을 받을 수 있었고, 일본 잡지사 기자분 덕분에 미사와와 함께 단체사진에 찍히기도 했던 좋은 추억이 있는 대회였는데, 시합이 시작되자 정말 놀랬습니다.


바로 TV 화면 너머가 아닌 실제 현장에서 보는 프로레슬링은 상상한 것 이상의 현장감과 박력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조금 뒤쪽 자리에서 시합을 관람했음에도 제1시합에서 선수가 링에 내던져질 때 경기장에 크게 울려퍼지는 소리, 선수들이 링을 뛰어다닐 때 링이 울리는 소리, 현장에서 TV로는 잡히지 않을 것 같은 관객들의 사소한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는 것, 그리고 환호할 장면이 나오면 모두가 한데 "오오~!"하고 외치는 소리...


이때가 되서 처음 현장에서 관전을 하긴 했지만 단번에 그 현장감과 박력에 시간과 여건이 허락되는 한 국내의 프로레슬링 대회들을 관전하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대회들을 보면서 사전 공지된 대진표가 바뀌는 일들도 있었고, 식전행사가 너무 길었던 일, 미묘한 시합 등 100% 만족스러운 대회는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그 현장에 자리해 현장의 분위기를 맛보며 시합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게 좋았습니다.



때로는 실내에서, 때로는 야외에서 대회가 치뤄지며 경기장에 따라서 다른 느낌도 받을 수 있었고, 그때마다 같은 선수들의 시합이라도 다른 느낌으로 시합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회가 모두 끝난 후, 대회를 보며 열광하고 흥분했던 열기가 남은 채로 바깥 공기를 쐬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 열기, 흥분감을 음미하고 식히면서 있었던 일을 되돌아보고, 때로는 함께 대회를 보러간 일행과, 때로는 경기장에서 처음 보게 된 사람과 프로레슬링 이야기를 꽃피우는 것이었습니다.



2011년에 처음 일본에 프로레슬링 관전을 갔을 때 DDT 프로레슬링 양국국기관 흥행을 보게 되었는데, 그때 시합 후 옆자리에 앉은 분과 대화를 나누고 음식도 나눠드리고 해서였는지 그분이 함께 식사하자고 했고, 떠들석한 식당 안에서 프로레슬링 이야기를 2시간여 동안 나눈 것이 너무 좋았었습니다.

(게다가 그 분께서 밥을 사주신거라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그 일로 현장에서 함께 보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전혀 몰랐던 사람들도 그 자리에서 프로레슬링을 보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친해질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어 이 역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었습니다.




또, 운이 좋으면 선수들을 만나 싸인을 받거나 오늘 좋은 시합을 보여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할 수 있었는데, 글로 전하는 것보다 이렇게 직접 말로 전할 수 있다는 것도 현장이기 때문에 맛볼 수 있는 좋은 추억들이었습니다.



이렇게 프로레슬링을 현장에서 보다보니 지금은 국내 대회들 뿐 아니라, 일본에 가는 일이 있으면 어떤 단체든 프로레슬링 대회를 개최한다면 일정이 맞을 때 찾아가서 보는 것이 하나의 고정 스케쥴이 되어버렸습니다^^;



생각해보면 프로레슬링을 직접 현장에서 보러 가는건 어쩌면 좀 어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멀리서 개최된다거나, 아는 선수가 없다거나, 굳이 현장에서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거나, 좋은 시합들이 없을거라 생각되거나 등등의 이유가 현장에서 관람하는걸 꺼리게 하는 요소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단체, 규모, 선수 이런걸 생각않고 여러분들도 만약 기회가 되신다면 그 어떤 프로레슬링 대회든 현장에서 관람해 보셨으면 합니다.


좋은 시합, 그렇지 않은 시합이 있겠지만 분명히 그 현장에서만 받을 수 있는 느낌과 추억이 있고, 현장에서 프로레슬링을 관전하면 그것이 하나의 기준이 되며 더욱 프로레슬링을 깊이 이해하게 되고 프로레슬링을 좋아하게 되실 겁니다.



그렇기에 이번에 저도 스텝으로 참여하게 되는 인생공격 4도 프로레슬링을 처음 현장에서 보시는 분들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봐오신 분들께도 모두 좋은 추억을 줄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PS. 혹시 프로레슬링 관전을 하면서 느낀점, 좋았던 추억 같은 것이 있으면 답글에서 모두 함께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덧글

  • 상한게 2018/01/12 22:11 # 삭제 답글

    일본에서 처음으로 AJ스타일스가 나오는 G1클라이맥스를 보겠다고 세이부돔에서 본 것이 첫 일본 프로레슬링 관전이었는데, 굳은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WWE와 비슷한 규모의흥행이 이루어 졌다는 점, 선수들의 경기에 빠져서 이후로도 신일본 프로레술링을 관람하게 되었었죠.
    이후로 정말 처음 보는 단체여도 기회가 되면 한번 가볼까 해서 큰 대회나 혹은 관심이 가는 대회 위주로 가보게 되었는데 단체나 선수가 가진 가지 각색의 색을 느낄수 있던 점, 고라쿠엔홀 같은 좁은 곳에서는 선수들의 박력이 가장 떨어진 자리에서도 전해지던 점, 신일본 이외의 단체에서는 선수들과매점, 사인회 등에서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습니다.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서 본 흥행도 많았는데 그 흥행을 계기로 새로운 단체와 선수에 대해서 알게 되고 이후로 해당 단체의 경기를 보면 재미를 느끼게 된다던가 그런 점도 좋았던 것 같네요.
    물론 단점도 있어서 신일본을 제외한 단체들은 장내관리를 잘 못해서 매점등지에서 선수들을 보고 싶어도 인파에 파묻혀서 고생한다던가, 흥행 자체가 정말 최악의 질을 보여준다던가 하던 때도 있었지만 그런 것도 포함해서 역시 추억으로 남는 것이겠죠 ㅎ
    언젠가 다시 한국서도 부흥한 프로레슬링 흥행을 보러 가고 싶습니다. 이번 pwf흥행이 부디 좋은 사례가 되어 더 발전한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공국진 2018/01/12 22:26 #

    세이부 돔이 처음이셨군요!

    일본 단체들의 매점 중에선 대일본 프로레슬링의 매점이 제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장벽이 없다는 느낌 같아서 쉽게 다가갈 수 있던 것이 좋더군요^^.
  • 윤영선 2018/01/13 00:13 # 삭제 답글

    21일에 뵙겠습니다!
  • 공국진 2018/01/13 09:23 #

    오시는군요! 대회 날 뵙겠습니다^^.
  • 흑백영화 2018/01/13 05:37 # 삭제 답글

    와..벌써 열흘밖에 안남았군요...ㅜ
    가서 굿즈사려고..돈모으고있습니다ㅋㅋ
    만나면 아는채좀 해주세요 국진님ㅋㅋㅋㅋ

    제가 처음으로갔었던 흥행은 2014년1월 남구청에서 열린 흥행이 었는데요. 난방도 제대로 나오지않고 먼지는 쌓일대르 쌓인 굉장히 쾌쾌한(?)체육관이 아직도 기억에남습니다..ㅋㅋㅋ

    또 그당시에는 잘몰랐었지만 마루후지나오미치의 경기를 실제로보고 사진도찍었던일
    그리고.. 멕시코에서 왔었던 락스타라는 레슬러와 경기후 했던 짤막한얘기들
    그리고 원맨크루라는 레슬러에게 들었던 그의여자친구얘기가.. 기억에남습니다ㅋㅋ

    기회가된다면 저도 ..일본에가서 직관해보고싶네요...ㅜ
    빨리 알바자리를좀 찾아야겠습니다ㅋㅋㅋ
  • 공국진 2018/01/13 09:24 #

    아마 당일날 제가 이래저래 정신없을테니 먼저 말씀을 걸어주세요^^~.

    일본에 가신다면 어떤 단체든 상관없으니 보시기 바랍니다^^. 단체마다 특성이나 개성이 다르다보니 어딜가든 그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습니다^^.
  • 2018/01/14 11:52 # 답글

    추억 돋네요 ㅠㅜ 팀노아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야자 빼먹고 레슬링 보러다니던 시절.. 다들 어떻게들 지내고 계신지ㅜ

    국내에선.. 그쵸 WWA 흥행을 주로 갔던 것 같고.. 일본 가서 첫 흥행은 고라쿠엔홀서 켄스케 오피스 개양 흥행 봤던 것 같네요ㅎㅎㅎ 도쿄돔도 좋았고.. 치바도 좋았고.. 역시 그 현장의 박진감이 굉장한 것 같습니다. 다음 주 뵙겠습니다!
  • 공국진 2018/01/14 20:33 #

    당시 중요한 일본 소식을 얻을 수 있어서 좋은 곳이었지^^.

    역할은 달라도 이번에도 현장에서 어떤 열기를 느낄 수 있을지 기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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