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감상]연극 '베어럽 파파'를 봤습니다.

지난 12월 2일 일요일, 대학로 글로브 극장에서 연극 '베어럽 파파'를 봤습니다.

성우님 세분이 나온다고 하셔서 보려했는데, 결국 미루다가 마지막 공연에 가고 말았네요^^;;;



사실 제가 연극을 보는건 이번이 처음이라 조금 긴장되긴 했습니다(.......).

좁은 극장이었지만 거의 꽉찰만큼 관객분들도 많이 오셨고요^^.




이 연극은 '아비'라는 연극을 유쾌하게 리메이크한 버젼이었는데, 스토리를 보면 원작이 심각하다는걸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평생동안 아끼고 또 아껴서 180억원이라는 재산을 모은 아버지.

그 전재산을 금강산 대학에 전액 기부하겠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가족들-아내, 장남, 며느리, 차남, 막내딸- 모두가 반발하죠.


이때문에 자식들은 어떻게든 유산을 얻으려고 아버지를 달래보지만 결국 어머니를 충동질해 이혼소송까지 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게 되고.......장례식날 아버지의 유언이 담긴 비디오에서 유산의 기부와 가족들에대한 아버지의 진심을 알게된다는 것....이것이 기본 스토리입니다.



하지만 이런 심각해 보이는 스토리를 정말 유쾌하게 이끌어가는 것이 이 연극의 장점이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재밌는 대사와 행동들은 관객들의 폭소를 끊이지않게 해주었습니다.



특히 금강산 대학 이사장(정용채 님)이 최고였죠!!

엄청난 하이텐션으로 웅변하듯 과장된 모션과 함께 큰소리로 외치는 모습은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연극이 끝까지 웃음만을 주는가 하면.....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옛날에 다리가 불편한데 아버지의 연탄배달을 돕다가 교통사고에 죽었다는 원래 장남(즉, 지금 장남의 형)의 이야기,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아버지의 유언이 담긴 비디오에서 알게된 아버지의 진심 등............


이 장면들에선 관객 모두의 마음을 숙연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와 무대 연출을 보고도 전 감탄했습니다.

연극을 처음보는 저에게 모든것이 충격으로 다가왔죠^^.


장면에서 중심이 되는 인물들을 보다가도 시선을 옆을 돌려보면 모든 배우들이 계속 연기를 하고 있던것....

아버지가 죽어갈때 조금씩 조명이 어둡게 바뀌던 연출........

슬로우 모션이나 스톱모션 등으로 연출한 코미컬한 씬.......


그렇지만 제가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라면 바로 '관객을 보며 연기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예로 이혼재판 장면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멀리 떨어져서 관객을 바라보며 증언하는 연기를 했고, 판사 역시 관객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했는데.......그 증언하는 연기는 정말 '관객이 아닌 판사를 바라보며 증언하고 있다'라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지더군요.


전 그 장면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지? 나라면 이렇게 관객들의 시선을 바라보며 연기를 할 수 있을까? 관객들의 위세에 눌리지 않을까?'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오히려 배우분들과 시선이 마주치면 그 위세에 눌려 제가 눈을 피할것만 같았습니다;

제 자신이 (성우를 꿈꾸고 있지만)아직 한참 멀었구나라고 느껴져서 부끄러워지더군요........




이 작품에 나오시는 성우님들은 세 분으로 아버지 역의 이윤선 님, 어머니 역의 이선 님, 며느리 역의 송정희 님이셨죠.


제일 놀랬던 것이라면 역시 이선 님의 어머니 연기였습니다.


이 연극을 보기전에 어떤 분이 어떤 역활을 맡으셨는지 보지않고 봤는데.......연극이 끝나고 배우소개를 듣고서야 어머니 역을 하신게 이선 님이란걸 알았을 정도였습니다.

구수한 사투리와 한과 세월이 담겨진 자연스러운 연기가 정말 할머니라고 믿을수 밖에 없었어요;;;;;; 



이윤선 님의 아버지 연기는 좀 퉁명스럽지만, 그런 말투에서 나오는 비유 등의 개그가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장남이 자신의 형, 즉 원래 장남이 죽은 이야기를 할 때 점점 아버지의 손이 떨리는 연기와 죽어가는 모습, 그리고 비디오에서 말하는 모습에서 감탄했어요.

비디오 화면의 연기는 일시정지, 되감기 등으로 몸동작을 멈추거나 빠르게 움직이는 등의 연기를 보여주셨는데 그게 또 관객들의 폭소를 터트릴정도로 굉장했습니다^^.



송정희 님은 짜증을 내다가도 언제 그랬냐는듯 아버님에게 애교를 떠는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그 연기만으로도 속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이 연극......결론은 '가족의 사랑과 정은 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하다'라는 것이지만, 이야기의 전개가 굉장해서 뇌리에 팍 꽃히더군요^^.


반응이 좋으면 다시 재공연을 할수도 있다고 하니, 재공연이 확정되면 꼭 가서 보시길 바랍니다^^.

돈 2만원이 아깝지 않았어요^^.



아무튼 마지막까지 공연을 끝마쳐주신 모든 출연자, 스텝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by 공국진 | 2007/12/04 11:28 | 여러가지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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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espect플레어 at 2007/12/04 20:11
저 할아버지 위에 계신 분 하시모토를 닮았네요.
공연이 재밌었겠군요.
Commented by 하메츠니 at 2007/12/04 22:04
오오 연극연극! 저도 맨앞자리에서 본적있었죠
Commented by FREEBird at 2007/12/05 09:26
잘 꾸려진 연극을 보는건 말 그대로 감동이죠..
Commented by 공국진 at 2007/12/05 10:58
respect플레어 님// 저분이 바로 금강산 재단 이사장을 연기하신 정용채 님이십니다^^.

하메츠니 님// 오오!

프리버드 님// 공감 100%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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